사칙연산 암산의 관점 + 연습문제 추출 사이트

PSAT에서든 NCS에서든 암산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두 시험 간에 요구하는 암산 깊이에 차이가 있을지언정, 암산을 포기하고 두 시험을 잘 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 PSAT 자료해석은 계산과목이 아니라는 글을 써두었지만 거기서 강조했던 건 '정밀한 계산'의 불필요함이었다. 간단한 사이즈의 계산은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간단한 사이즈란 2자리 이내의 사칙연산을 말한다. 그 정도 범위에서는 손을 쓰지 않고 어림산할 수 있어야 한다(오히려 상황판단에서 같은 사이즈를 정확히 계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 거다).

 

사실 2자리 이내의 사칙연산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가 문제지, 답을 못 내는 수험생보단 낼 수 있는 수험생이 훨씬 많다. 그럼에도 많은 수험생이 실전에서 손계산의 늪에 빠져 시간을 날려먹고 기대 이하의 자료 점수를 받아 오는데, 실전에서 손계산에 빠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걸 안 하는, 즉 암산으로 문제 푸는 연습을 안 했거나, 문제 풀이의 관점은 연습했어도 암산 자체를 많이 연습하지 않았거나.

 

여기서는 암산 자체를 연습할 때 장착하면 좋은 관점을 간단히 소개하려고 한다. 손계산할 거면 안 읽어도 된다.

보수 활용(뒷자리 0으로)

보수라는 단어를 들어보지 못했더라도 이걸 활용하는 방법은 웬만하면 다들 알고 있다. 덧셈을 예로 들어 보자.

 

Q. 486 + 587 = ?

 

어렵지 않은 산식이므로 정직하게 자릿수마다 처리할 수도 있겠지만, 식을 다음과 같이 바꿔놓을 수도 있다.

 

Q. 486 + 600 - 13 = ?

 

보수란 숫자의 합이 특정 숫자가 되도록 하는 수를 말한다. 암산할 때 쓰는 보수는 보통 10의 보수다. 예컨대 3의 10의 보수는 7이다. 위 식에서는 587을 계산하기 쉬운 600으로 바꾸기 위해 보수 13을 더한 것이다. 보수는 원래 없었던 수이므로 나중에 다시 빼 줘야 정확한 값이 나온다.

 

이러면 원래의 식을 정직하게 더하는 과정에서 자리올림을 거치는 불편을 덜 수 있다. 수험생 대부분이 (의무교육과정을 충실히 따라갔다면) 이 방식의 원리 정도는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거고,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실전에서 못 써서 손계산하고 망하는가? 연습량이 부족해서다. 지금처럼 차분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보수를 활용하는 것과 시간 압박이 가해지고 멘탈도 평소보다 흔들리는 실전 환경에서 보수를 활용하는 것은 그 난이도가 매우 다르다. 그 환경에서도 이 방식의 암산을 기계적으로 신속정확히 처리하기 위해서는 어중간한 연습량으로는 안 된다.

 

보수는 사칙연산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인데, 가장 많이 쓰는 연산은 나눗셈을 제외한 세 가지다(나눗셈이 나오면 나누지 않기 때문에 이 방식을 쓸 필요가 없다. 후술한다).

 

덧셈과 뺄셈) 더하거나 빼기 쉽게 0으로 올리거나 내리고, 그 뒤에 올리거나 내린 만큼 빼거나 더한다.

곱셈) 곱하기 쉽게 0으로 올리고, 그 뒤에 올린 만큼 뺀다.

 

원칙은 위와 같다. 덧셈과 뺄셈의 예 몇 가지를 보자. 이것들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쉽다.

 

1. 983 + 538 = 1000 + 538 - 17

2. 412 - 265 = 400 - 265 + 12

3. 74 + 97 = 74 + 100 - 3

4. 1,083 - 689 = 1,083 - 700 + 11

 

다음은 곱셈의 예이다.

 

1. 69 × 8 = 70 × 8 - 8

2. 19 × 57 = 20 × 57 - 57
3. 28 × 27 = (27 × 30) - (27 × 2)

 

곱셈은 덧셈을 여러 번 한 것이므로, 69×8은 8을 69번 더한 것이다. 따라서 더한 횟수를 70번으로 올린 다음 나중에 8을 한 번 빼 주면 원래의 식을 계산한 것과 같은 값이 나온다. 곱셈에서는 두 항(보통은 항이 두 개니까) 중 어느 쪽에 보수를 써야 편리할지 판단하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곱셈식을 두 방향에서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 69×8을 '69을 8번 더한 것'으로만 읽는 사람은 70×8이 아니라 69×10을 만들고 138을 빼게 될 것이다. 예시보다 복잡하지?

 

보수를 활용한 계산은 정확한 값을 뽑지 않더라도, 즉 자료해석에서 어림산을 하더라도 매우 유용하다. 보수를 활용한 계산 과정을 돌아보자.

 

Q. 38 × 27 vs 1,200

 

보통 자료해석에서 시키는 건 비교다. 비교의 기준은 자료 내에 있을 수도 있고 선지에서 직접 제시할 수도 있는데, 여기서는 자료에서 38×27이 나왔고 선지에서 그게 1,200 이상인지를 물었다고 하자. 숫자 감각이 좋거나 보수 활용을 열심히 연습한 사람이라면 위 식이 '우선적으로' 다음과 같이 보일 것이다.

 

Q. 40 × 30 (마이너스 블라블라) vs 1,200

 

40×30이 1.200이라는 건 자명하고 매우 쉽게 도출된다. 그런데 이건 원래의 식에 보수를 더해 만든 식이므로 결국 그걸 다시 빼 줘야 한다. 빼기 전에도 딱 1,200이면, 빼고 나서 얼마인지 계산해볼 필요가 있는가? 없다. 여기까지만 사고해도 1,200 이상이 안 된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아마 내 자료해석 해설을 열심히 봤다면 '올려서 계산해도 모자라다'는 식의 구조를 종종 접했을 텐데, 그런 사고방식은 모두 위와 같은 원리에 기반해 있다.

보너스: 곱셈 합치기

곱셈+덧셈 꼴의 계산식이 나온 경우에, 곱셈에 들어 있는 곱해지는 수나 곱하는 수보다 덧셈에 들어 있는 수가 크다면 다음과 같은 테크닉을 쓸 수 있다.

 

86 × 9 + 92 = 86 × 9 + (86 + 6) = 86 × 10 + 6

 

곱셈이 덧셈의 반복임을 이용한 테크닉이다. 원리 이해는 쉽지만 습관화하기 어렵다. 평소 암산 연습을 한다면 보너스로 익혀 두면 좋다.

뺄셈→덧셈, 나눗셈→곱셈

우리 뇌는 뺄셈과 나눗셈을 싫어한다. 특히 나눗셈은 극도로 싫어한다. 그래서 뺄셈과 나눗셈이 나오면 나는 이걸 덧셈과 곱셈으로 바꿔 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 다 이걸 해봤다. '17-8=?'는 '8+?=17'과 같다. '82÷6=?'은 '6×?=82'와 같다. 이 당연한 게 뭐가 중요하냐고?

 

뺄셈을 덧셈으로 바꾸면 자리내림이 자리올림으로 바뀐다. 전자보다 후자가 암산할 때 훨씬 편하다. 다음의 예를 보자.

 

Q. 723 - 369 = ?

 

이걸 (보수 활용은 일단 미뤄두고) 정직하게 풀려면 7도 자리내림, 2도 자리내림, 3도 자리내림해야 한다. 이건 손계산을 하더라도 귀찮은 과정이다. 그러나 '369에 얼마를 더해야 723이 나올까?'로 바꿔 보면 정직하게 가더라도 부담이 덜하다. 다만 이 차이는 개인에 따라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진짜 중요한 건 나눗셈을 곱셈으로 바꾸는 거다.

 

Q. 37 ÷ 137 = ?

 

식을 왜 이렇게 썼을까. 분수를 상정한 것이다. 37/137이라는 분수가 나왔을 때 값을 정확히 구하려면 저 계산을 해야 한다. 그런데 37을 137로 나누는 걸 암산하라고 하면… 나도 안 한다고 하겠다. 귀찮잖아. 관점을 조금만 틀어 보자. 137의 10%인 13.7에 자연수를 곱해서 37을 채우려고 하면 몇 번이나 넣을 수 있을까? 두 번은 들어가겠는데 세 번은 안 되겠다. 13에 3을 곱하면 39가 되어 버리니까. 그럼 이 계산의 값은 0.3(30%)이 좀 안될 것이다.

 

만약 선지에서 판단 기준을 30%로 제시했다면? 13.7×3과 37만 비교하면 될 일이다. 이때 나눗셈을 곱셈으로 전환하지 않고 37÷137 꼴을 그대로 보고 있다면 사고가 느려진다. 이 꼴의 사고방식도 내 해설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연산문제 추출 사이트

상담 가기 전에 후딱 적는다고 내용이 정말 짧게 나왔는데… 어차피 길게 설명해도 예시가 늘어날 뿐 이론이 추가될 건 없다.

 

중요한 건 연습이다. 나는 어릴 적에 약 1년간 매일 아침 10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한 자릿수 사칙연산을 훈련했다. 30문제를 15초 이내에 끊었는데, 이건 식을 보고 계산해서 답을 적는다기보다는 그냥 '보고 적고'의 반복이었다. 의식적으로 계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답을 낼 수 있을 때까지 훈련한 셈이다. 위에 소개한 방식들을 이해하고 외우는 건 매우 쉽지만 그게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수준에 도달하는 건 쉽지 않다. '외웠다' 또는 '알고 있다'와 '활용할 수 있다'를 혼동하면 곤란하다.

 

덧셈/뺄셈이라면 2자리+2자리, 곱셈이라면 2자리+1자리 정도 범위 내에서(NCS를 준비하거나 자료해석에 욕심이 많다면 범위를 아주 살짝 늘려도 되겠다) 매일 꾸준히 반복 연습한다면 암산력만큼은 정직하게 늘 거라고 생각한다. 어설픈 연습량으로 뭘 기대하지 말자. 단기간에 몰아치는 것보다 조금씩 장기간 하는 게 효과가 좋다는 점도 주지해야 한다. 하루라도 빠지면 효과가 크게 떨어지니 주의할 것(수면시간 맞추는 기간 중에 하루라도 늦게 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연산연습

5 + 2 = 8 + 6 = 6 + 7 = 3 + 3 = 3 + 2 = 8 + 3 = 4 + 3 = 9 + 1 = 7 + 7 = 6 + 9 = 4 + 1 = 8 + 9 = 8 + 3 = 2 + 4 = 1 + 2 = 6 + 6 = 3 + 5 = 2 + 9 = 3 + 4 = 2 + 6 = 6 + 1 = 8 + 9 = 3 + 8 = 1 + 1 = 6 + 6 = 1 + 9 = 7 + 8 = 9 + 5 = 2 + 1 = 8 + 3 = 2 + 5 = 8 + 5 =

math.gsnu.info

위 사이트는 사칙연산 문제를 랜덤 생성해 PDF로 출력해주는 매우 유용한 곳이다(내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문제 양과 연산 종류로 세팅해뒀다. URL 그대로 북마크하면 무한 랜덤출력 가능). 시중에도 연산연습 교재가 널려 있지만, 태블릿으로 공부하거나 출력에 부담이 없는 경우라면 활용하기 좋을 거다.

 

+알람 듣고 일어나는 분이라면 알람 앱 '알라미'를 쓰자. 알람 해제 미션을 수학문제로 설정하고, 난이도는 안드로이드 기준 어려움으로 설정해라. (두 자릿수×한 자릿수)+두 자릿수 꼴의 문제가 나올 텐데, 딱 이 정도로 매일 아침에 고통받으면(…) 실력이 더 빠르게 늘 것이다. 알람 빨리 끄기 위해 요령을 강제로라도(!?) 체화하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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